캐릭터

아무도 고르지 않는 작은 물건들, 그리고 그것이 꼭 필요해지는 날의 이야기.

하얀 크레파스, 장면 1하얀 크레파스, 장면 2하얀 크레파스, 장면 3

No.01

하얀 크레파스

아무도 고르지 않는 단 하나의 색.

흰 종이에는 아무것도 그릴 수 없어서, 다른 색들이 쓰이는 동안 상자 안에서 기다린다. 참을성 있고 희망차지만 조금 외롭다.

잘하는 것
어두운 곳 위라면 누구보다 밝게 그리기
못하는 것
밝은 종이 위에서는 보이지 않음
수줍은 잭, 장면 1수줍은 잭, 장면 2수줍은 잭, 장면 3

No.02

수줍은 잭

튀어나오는 게 일인데, 너무 수줍어서 못 한다.

손잡이가 돌 때마다 살짝 내다보고는 뚜껑을 쾅 닫는다. 다정하고 소심하지만, 누군가 필요로 하면 용감해진다.

잘하는 것
엿보기, 뚜껑 닫기, 웃긴 얼굴로 튀어나오기
못하는 것
상자 밖으로 나가기
몽당연필, 장면 1몽당연필, 장면 2몽당연필, 장면 3

No.03

몽당연필

닳았어도, 아직 쓸 수 있어.

반짝이는 새 연필에게 필통 구석으로 밀려나도 손 쪽으로 계속 폴짝인다. 의욕 넘치고 한결같고 조금 들이댄다.

잘하는 것
폴짝 뛰기, 글씨 쓰기, 부끄러우면 지우개가 빨개짐
못하는 것
쥐기 편하기
커다란 장화, 장면 1커다란 장화, 장면 2커다란 장화, 장면 3

No.04

커다란 장화

너무 커. 그래서 딱 맞아.

물려받은 장화. 운동화를 신고 뛰어가는 아이를 현관에서 시무룩하게 배웅한다. 외면당하면 축 처지고, 신겨지면 의기양양.

잘하는 것
가장 깊은 웅덩이에서도 발을 보송하게
못하는 것
아이 없이 걷기
삐걱이는 그네, 장면 1삐걱이는 그네, 장면 2삐걱이는 그네, 장면 3

No.05

삐걱이는 그네

삐걱 소리가 박자가 된다.

삐걱거린다고 모두가 지나쳐 가는 낡은 나무판 그네. 성실하고 언제나 온 힘을 다해 버틴다.

잘하는 것
박자에 딱 맞춰 삐걱이기
못하는 것
조용히 흔들리기